엄마의 식탁 |
관리자 | 2015/04/01 09:0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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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엄마의 식탁
Ⅰ. 새싹들이 내 맘에 쏙 들어왔다
피는 놈 있고
지는 놈 있다
차이는 가볍다
먹고 살기 바쁘면 생산만 생각한다
꽃들이 잔치를 벌여도
그것들은 속옷 갈아입는 정도의 일상일 뿐
위로 받는 놈 있고
위로 하는 놈 있다
과거 내 입맛을 길들여 놓은 인연처럼
가볍게 기억되는
그렇지만 사소한 것들마저
가격 아니, 무서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음을
값진 일상들이 보여주는데
시간이 많지 않을 수도 있음을
막 몸으로 느낄 때
Ⅱ. 흰 낙타가 홀로 떠났다
자식이었기에 챠강티메라 부른다
그는 사막에 서있는 쌍봉낙타
사람으로 치면 80살 정도로 늙었다
그것은 그동안 주인과는 각별했다는 뜻
사막에서는 물을 냄새로 찾는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낙타도 있었다
그리고 새끼는 홀로, 사막 멀리 나가서 낳는다
늑대들이 냄새를 맡고 기다리기도 한다
그런데 늙은 흰 낙타가 홀로 떠났다
그것은 신성함이었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환생이었다
소유를 벗어난 퍼포먼스
모래바람의 땅으로 뚜벅뚜벅 걷는다
그의 느린 걸음은 바로 뭉클한 자유였다
수고한 그에게 마지막까지 미안해하고
떠나기 전엔 기도를 빼놓지 않는
그들의 가족이 홀로 가는 몽골의 고비
바람처럼 훨훨
훵한 사막에
짠한 기도가 퍼지고 있었다
Ⅲ. 부기는 가라 앉으셨는지요?
틀니 빼고는
아래 앞니 4개만 남으셨는데
그 중 한 개가 뿌러지셨다
치근을 빼야 하는데 거동이 불편하셔서
그대로 놔두고 틀니만 손 봐드렸더니
결국 염증이 생겨 퉁퉁 부으셨다
일단 가라앉히기를 바라면서
약 처방대로 3일간만 드시라고
약 봉지를 밀어 넣고 오기만 했는데 어떠신지?
남은 뿌리를 뺄 수도 없고
자식으로서도 난감한
그저 아픈 곳이
약의 힘으로 나아지시기를 바랄 뿐
봄바람이 의외로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