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진료실 24

-저널(Journal)

장난감 같은 아파트 그 안에

다닥다닥 그 안에

옹기종기 그 안에

끈적끈적 살 붙여 사는 일상

어느 날은 섬(島)에 따로 떨어져 있는 듯

어느 날은 가는 감나무(枾) 꼭대기 가지에 있는 듯

어느 날은 옥상 날망에 있는 듯

허무함

문득 잠에서 깨어 안개 속의 나를 만나

호박전처럼 납작하게 또

착하게 변함없이 시간에 멈춰진 고정

사실 새롭다는 것은 낯선 것

낯선 것을 찾아서- 좋아하는 향(香)처럼

과한 욕심말고 외롭지 말라고

뜻을 담아 둔 공동의 재산

저널은 깝죽대지 말고

널 위해서 꼬물꼬물 읽어요라는 떨어진 명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