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된 편지 >>

맘 비우고–가능한 많이, 더 가지려 하지 말고-가능한 많이,
있는 그대로–가능한 많이, 주시는 데로–가능한 많이,
내일은 내일에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뜻하게 아주 좁아졌다-가능한 많이 더 많이,
잠들지 않는 도시–가능한 많이, 灣속에 갖힌 뉴욕주의 뉴욕이라는 섬,
빌딩숲에 질려 자라지 못하는 가로수의 깡마름–가능한 많이,
독신과 외로움의 도시에 눈도 못 맞추는 메마른 2발 짐승들의 동성사랑–가능한 많이,
아니면 사는 것이 연극인양 특히 더 가벼워 보인 뉴욕 10년 만에 돌아와
그 때 사주지 못했던 자장면을 먹어보니–가능한 많이,
그래 맛이 어떠하데? 맛 없지? 그건 네가 변했기 때문 사치스럽게!–가능한 많이, 밀려난 아웃 사이더–가능한 많이, 짠한 슬픔을 위로 받고자–가능한 많이,
여자를 만나러 갔지 그러나 아직도 힘들게 횃불을 들고선 무언가를 찾는–가능한 많이,
그 여자의 머리까진 탐하지 못했지만 나를 밟고 일어나 빛이 되어라는–가능한 많이,
잠꼬대를 했을 즈음 울리는-가능한 많이, 뱃고동 소리 뉴욕–가능한 많이.